가족 홈페이지

2004. 1. 27 - 채연이 놀이방 가는 첫날!

2004.01.29 09:18

엄마 조회 수:387 추천:0

오늘 채연이가 놀이방에 간다.
엄마로써 걱정되는 것들이 많다.
챙겨야 하는 것도 많은듯하고, 앞으론 채연이 옷도 깨끗이 빨아 입혀야 하고 퇴근하고 집에 가면 채연이가 안쓰러워 보인다.

아침 9시쯤에 할머니가 채연이를 데리고 놀이방에 가셨다.
채연이는 좋아라 하고 할머니한테 인사하고 놀기에 여념이 없단다.
계속 그러기를 바랄 뿐이다.
일단 할머니는 집에 오시고 12시쯤에 다시 채연이 데리러 가셨다.(원래 2시 까지인데 첫날이라 일찍데려가라고 했단다.)
할머니가 놀이방에 들어서니 채연이가 좋아서 방방 뛴단다.
할머니가 가서 보니 채연이가 다른 아이를 때리고 있단다. 그럼 안되는데...
사실 엄마도 요즘 채연이한테 매일 맞는다. 근데 아프다.
할머니가 놀이방에 가셔서 다른 아이를 할머니 무릎에 앉혔다고 한다. 저쪽에서 그것을 보고 기겁을 하고 달려와 그 아이를 밀고 지가 할머니 무릎에 떡하니 앉았다 한다.
채연이에게 그런 면이 있는줄은 몰랐다. 혼자 떨어져서 지낸 시간이 없었으니깐...
옷을 챙겨 입고 할머니 손을 끌고 얼른 집에 가자고 했단다.

회사에 있으면서도 하루종일 채연이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엄마가 놀이방에 2번이나 전화했다.
첫번째 통화는 원장님하고..

엄마 : 채연이 오늘 어땠어요?
원장 : 잘 놀아요. 근데 고집이 좀 있네요. 잘 적응할거 같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두번째 통화는 채연이 담임 선생님
엄마 : 채연이 오늘 어땠어요? 친정 엄마가 보니 다른 아이를 때렸다고 하던데.
선생님 : 네. 자기가 가지고 노는 것을 다른 아이들이 곁에 와서 만질려고 하면 때리고 밀었어요. 근데 원래 처음에는 그래요. 방어 수단이죠.
아침 간식은 안먹겠다고 해서 안먹었어요. 점심 시간에는 반찬은 안먹고 밥만 먹었어요. 선생님이 도와 준다고 해도 만지지도 못하게 했어요. 고집이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한거 같아요.
너무 밥만 먹어 미역국에 밥을 말아줬어요. 그랬더니 미역 건더기는 안먹고 국물만 마시고 그리고 나서 밥을 먹었어요. 밥 더 달라고 해서 더 먹었구요. 흘리면서도 끝까지 혼자서 먹었어요.
엄마 : 채연이가 편식이 심해서요. 집에서도 반찬 먹여볼라고 해도 다 뱉어내서요. 채연이가 잘 적응하고 말도 빨리 늘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 채연이 친구 중에 말을 잘 하는 아이가 있어요. 그 친구가 채연이에게 채연아 놀자 하고 하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채연이가 잘 적응했으면 좋겠고, 그게 아니면
채연아! 안 가도 돼!

엄마가 채연이에게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퇴근하고 채연이에게 내일 놀이방 갈래? 하고 물으면 아주 강하게 안간다고 한다.
한 10번 물어봐도 안가겠단다.
그래도 오늘 울지 않았다고 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