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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9 - 모범 학생 vs 불량 학생

2004.05.10 11:25

엄마 조회 수:421 추천:0

오늘은 짐보리 수업이 있는 일요일이다.
오늘은 하얀 쌀밥으로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채연이는 짐보리 간다고 좋아한다.
집에 온 짐보리 팜플렛 들고 짐보 찍으며 좋아한다.
일요일 아침 10시에 있는 수업이라 아이들이 별로 없다. 아니 딱 2명이다. 간혹 보충수업하러 온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거의 채연이랑 지민이랑 둘이서 수업을 한다.
지민이는 수업시간내내 집중하며 얼마나 잘하는지 아이같지 않다. 얼마나 얌전하고 말을 잘듣는지 여지껏 지민이의 징징거림이나 울음 소릴 들어본 적이 없다.
거기에 비하여 우리 채연이는 불량 학생이다. 둘밖에 없으니 비교하기도 아주 쉽다. 지민이는 채연이보다 2개월 빠른데 나이는 한살 많다. 지민이가 12월생이라 억울하게 한살을 먹어버렸다.
그러면 지민이는 4살, 채연이는 3살. 지민이가 언니다. 그래 채연아! 다음번엔 언니처럼 잘해보자.

지민이는 모범 학생! 채연이는 불량 학생!
다른 때는 잘하는데 수업 마치기 전에 하는 짐보 체조랑 짐보 구호 할때는 채연이는 안한다고 해서 지민이만 혼자 한다. 어찌나 엉덩이도 이쁘게 흔들고 잘하는지...
수업 끝나고 짐보 도장 찍으면서 선생님 앞에서 엄마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 채연아! 다음엔 분발해서 잘하자. 지민이 혼자 하면 심심하잖아.
선생님 : 채연이도 잘하는 거에요. 지민이가 워낙 잘해서요. 지민이 같이 하는 아이는 거의 없어요.
엄마 : 그래요? 채연이가 잘하는 거에요?(속으로 감사해용. 그렇게 말해주셔서.)
채연 : (옆에 있는 롤러코스터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오늘은 비가 많이도 온다. 어제도 날씨가 별로 였는데...
엄마가 여행가서 사야할것도 많고 상품권도 한장 사야해서 성수동 E-마트로 갔다.
화장품사고 속옷도 좀사고 채연이 신발 고르다가 아빠랑 싸워서 살것도 많은데 그대로 집으로 와버렸다.
다혈질인 엄마는 오늘도 아빠에 대한 불만으로 폭발해버렸다.
채연이는 징징 거리다가 덕분에 엄마한테 혼나고(오늘 엄만 화풀이를 채연이에게 해버렸다. 채연아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집에 와서 현관에서 울다가 또 혼나고...
삐져서 현관앞에 드러누웠다. 정말 10분이 넘도록 그냥 현관앞에서 신경질부리며 사온 물건 한번씩 치면서 성질 내고 있다.
채연이 고집이 어느 정도 센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이 정도일 수 있다는 데 놀랐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꽤 오랜 시간 지구력으로 버틴다.
할 수 없이 엄마한테 오라고 하니 안온단다.
아빠가 안아주고 생라면 쥐어주니 아빠 팔베고 누워서 라면 먹는다. 엄마한테 '흥흥'거리면서....
속으론 너무 웃긴다.
엄만 채연이 놀려줄려고 아이스크림 꺼내 놀리면서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너무나 좋아하는 채연이는 아이스크림을 보고 달려올줄 알았는데, 여전히 '흥흥'거리며 누워있다.
한입 줄까 했더니, 고개를 돌려버린다. 단단히 삐쳤나보다.
그래서 조그만 상가져다 그릇에 덜어서 숟가락 까지 놓아주니 얼른 달려와 상앞에 앉는다.
맛있게 아이스크림 먹고 삐진게 다 풀렸나보다.
엄마한테 뽀뽀도 해주고 안아주고 토닥토닥까지 해준다.
그래서 떡국을 끓여서 주니 아주 맛있게 먹어준다.
이제 채연이가 좀 자주었으면 좋겠는데, 아까 차안에서 좀 잤다고 안자고 계속 놀자한다.
아빤 진작에 잠이 들었고, 엄만 채연이랑 둘이서만 점심을 먹었다.
한약도 이쁘게 먹어주고, 한참 놀다가 5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엄만 여행짐도 챙겨야 하는데 별로 흥도 안나고 그냥 설겆이며 빨래며 놀이방 편지 등을 쓰고 컴을 한참 봤다.
오늘은 왠지 잠이 안온다.
12시가 넘었는데도 잠이 안온다.
그래서 안방 침대 위에서 혼자서 잠을 잤다. 새벽에 채연이가 울면서 와서 채연이랑 같이 침대에서 잠을 잤다.
둘이 꼭 끌어안고서...
채연이의 울음 소리에 깼다. 근데 침대에서 떨어졌나부다. 울음 소리를 들어보니 많이 아프진 않았나부다. 그래도 큰일 날뻔했네.. 미안!
다시 거실로 나와 잠이 들었다.
엄만, 밤에 자면 아침에 눈뜨고 싶다. 채연아! 너도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