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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안좋아 밤새 아팠던 채연이는 아침에 그냥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
그래서 오늘은 어린이집을 쉬기로 결정했다.
울엄마집에 채연이 데려다주고 출근했다.
회사에 와서 채연이 걱정되어 전화하니 채연이가 먼저 받는다. 뭐라뭐라 하면서...
울아빠 전화받으셔서 좀 괜찮은지 지금 밥먹고 있다고 하신다. 다시 채연이 바꿔주니...
‘엄마, 까까 사줘요.’
이 말만 몇번 반복하고 끓는다.

채연이 걱정을 좀 덜고, 회사에서 실장님 공동육아에 만들어 보내야 할 도토리 만들기를 하였다. 요즘 회사가 한가하니... 바느질까지 하고 있다.
천 재단하여 도토리 10개 만들고 남은 천으로 채연이를 위한 도토리를 만들었다. 근데 천여분이 없어서 너무 작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하여간 도토리를 만들어 집에 가서 채연이에게 보여주며 ‘도토리’란 말을 가르쳐 주려한다.

채연이 보러 가기 전에 아침에 그토록 원하던 까까를 사가지고 집에 갔다.
근데 채연이가 자고 있다. 안자고 있다가 엄마를 열렬히 환영해 주는 날이 요즘은 많지 않다.

채연이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가야 한다. 아빤 오늘 술을 마시고 온다고 하였으므로 울아빠가 데려가 주셨다.
아빠가 광문이 삼촌이랑 같이 온다고 하여 집에 와서 집정리좀 하고 치킨 1마리 시키고 있으니 아빠랑 삼촌이 도착했다.
이건 희정 이모한테는 비밀인데... 양주 조그마한거 한병이랑 맥주 피트 병으로 1병을 둘이서 나누어 먹었다.
이제 몇잔 안먹었다고 이모한테 말한 삼촌은 아마 이모한테 혼날거다. 이모가 이 일기를 읽으면....
하지만 일기는 진실되게 써야하므로 삼촌한테는 미안하지만 어쩔수 없다. (광문씨 미안... ㅋㅋ)
삼촌가고 채연이는 12시가 되어 일어났다.
우려하던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엄마, 아빤 자야할 시간인데....
그래도 엄마는 채연이가 일어나자 마자 도토리를 들이대며
엄마 : (아주 과장하며) 채연아! 이게 뭘까?
채연 : 똥
엄마 : (아주 충격받아) 이거 똥 아닌데...
채연 : 뻥
엄마 : 채연아 이거 뻥도 아닌데, 도토리야. 도토리 해봐.
채연 : 도토~~~ 도토~~
엄마 : 도토리 해봐.
채연 : 도똥
엄마 :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숨만....) 아빠도 광문 삼촌도 다 도토리 안같아보인다고 하더니 그말이 정말인가 부다. 아무리 그래도 똥이라니... 근데 색깔은 비슷하긴 하다. 다신 이런거 만들어 보여주지 말아야지.... 오늘 엄마 상처받았어...

시간이 늦었지만 밥을 좀 먹여야 하는데...
인스턴드 죽(미안해 채연)을 데워서 상을 차려오니 ‘맘마, 아니’란다.
엄마가 채연이 입에 한숟가락 대니 입도 안연다.
그래서 아빠한테 한번 먹여 보라고 했다.
아빠 : 채연아! 아.
채연 : (입을 둥그렇게 대따크게 벌린다.) 아.
엄마 : (이런 배신자. 똑같은 걸 엄마가 주면 안먹고 아빠가 주면 먹냐. 니가 언제부터 그랬냐? 그래 잘해봐라. 둘이서...)
아빠랑 둘이서 서로 '아'하면서 죽 한그릇을 다먹었다. 여하튼 먹었으니 다행이다만...

밥먹고, 약먹고, 이제부턴 놀잔다.
그래서 희정이모랑 광문 삼촌의 베이비 가은이 사진을 보여주니 채연이가 좋아라한다.
가은이 하품하는 사진을 보면서 하품하는 흉내를 내고...
가은이 눈감고 자는 사진을 보면서는 두손을 귀 옆에 대고 코자는 흉내를 낸다.

그다음은 동물모양 스티커를 붙이고 놀았다.
그 스티커 속에 채연이가 그토록 무서워하는 악어도 있다.
다른 모양은 스케치북 등에 붙이면서 악어만 골라서 엄마 손등, 아빠 얼굴에 붙인다.
그 조그마한 스티커에서 악어 골라내는것도 무지 힘들어 보인다면 우리 채연이는 정말이지 잘 골라내어 엄마, 아빠한테 붙여준다.

그다음부턴 기억이 안난다. 넘 졸려 ‘몬스터 주식회사’란 만화 영화를 틀어주고 엄만 잠이 들었다.
그 다음은 나중에 채연이에게 물어보아야 할것 같다.

2시도 넘어 잠이 들었는데, 5시에 일어나란다.
그때부터 화장실 데려가 ‘쉬’해주고, 온갖 시중 해주고...
아빠랑 서로 채연이 떠넘기기 하고....

너 아픈 채연이 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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