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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 5 일요일 - 짐보리, 마트, 쭉 집...

2004.09.06 00:47

엄마 조회 수:495 추천:0

아침에 일어나니 8시다.
근데 채연이는 벌써부터 일어나 있었나부다.
엄마, 아빠를 열심히 깨웠는데, 못들었는지...
채연이가 입이 쑥나와서, 하품을 했는지 울었는지 얼굴에 눈물 방울이...

짐보리에 10시까지 가야 하는데... 바쁘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여전히 정신없는 아침이다.
엄마 샤워하는 동안, 채연이에게 짐보리 가야 하니까 아빠 깨우라고 하니깐...
'아빠, 일어나.', '아빠, 가자.'한다.

짐보리 가을 학기 첫수업날..
아이들이 거의 바뀌었고, 선생님도 바뀌었다. 채연이는 중간에 등록을 해서 아직 6번 정도가 더 남아있다.
근데, 아이들도 많이 어리고, 선생님 수업 방식이 아이들을 집중 시키지 못하니, 아이들이 각자 따로 논다.
아무래도 짐보리 플레이는 남은 횟수 만큼만 다녀야 할거 같다.
플레이를 채연이가 좋아해서 계속 다니고 싶었는데, 도저히 엄마가 정신이 없어서 안되겠다.

성수동 마트로 갔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채연이 놀이감을 정리할 만한 선반을 구입했다. 먹을 것도..
집에 와 아빠는 땀을 뻘뻘 흘리며 선반 조립을 시작했다.
오늘은 선반 덕분에 채연이 전용 놀이 공간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아무 곳에서나 놀았는데, 이제부터라도 채연이의 공간에서 많이 머물수 있도록 해줘야겠다.

이사가면 제일 먼저 채연이 방을 이쁘게 꾸며서 선물 해줘야겠다.

선반 정리후 엄마는 오랜만에 낮잠을 두시간 정도 잤다. 덕분에 채연이는 또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지만..

청소하고, 저녁을 하고... 그냥 편안한 일요일...
조기 두마리 구워서 저녁을 차리고, 채연이는 조그만 주먹밥을 만들어 주었다.
아빠가 맛을 보더니 짜다며 인상을 쓰니, 채연이는 '아빠, 맛없어?'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파래김을 내밀며 '이거 먹어.'한다.
우리 채연이, 아빠를 이렇게 챙기고...
아빠도 속으로 엄청 뿌듯했을거다...

9시도 넘어서 채연이랑 엄마랑, 아빠랑 돌아가며 미끄럼도 탔다.
'아빠, 이리와.', '이거 타', '엄마 와', '타'...
요즘은 채연이가 거의 반말로 말을 한다.

엄마는 미끄럼 타느라 엉덩이에 불나는 줄 알았다.
엄마랑 도미노도 하고...
채연이는 '칙칙폭폭'하며 기차도 끌고 다닌다.
'칙칙폭폭'... 이 말이 이렇게 기분 좋은 말이었던가?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칠판'이란 말을 했다.
한번도 엄마가 말해본적이 없었던거 같은데, 어린이집에서 배워왔나부다.
앞으로 채연이가 이것저것 신기한 말을 할 날을 기다려본다.
엄마가 동화책 세권 읽어주니 우리 채연이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앞으로 엄마가 책도 많이 읽어줘야 하고, 엄마가 채연이에게 해줄 일이 참 많네.

지금 시간이 밤 12시 40분이다.
엄마는 요즘 채연이 일기를 쓰는게 많이 힘이 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쓸려고 노력중이니깐...
채연이도 아프지 말고 이쁘게....
알지? 엄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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