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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 2 목요일 - 엄마 마음이 찡하네~~

2004.09.04 00:55

엄마 조회 수:369 추천:0

요즘 계속된 야근..
몸이 힘들다기 보단, 마음과 머릿속이 힘들다.
매일 엄마의 감성과 이성이 싸우고 있다.
이성적으론 회사 일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감성적으론 얼른 집에 가서 채연이랑 같이 이것저것 해주고 싶다.
그런 생각이 자꾸 드니, 몸도 더 지쳐가는 듯하고..

오늘 아빠는 술약속이 있단다.
그래서 엄마가 10시쯤 채연이 데리러 친정에 가니, 채연이가 없다.
울엄마는 오다가 채연이 못봤냐고 물으신다.
저녁만 되면 아빠, 엄마를 문앞에 앉아서 기다린단다.
주로 문쪽에서 놀고...
오늘은 아빠, 엄마가 너무 안오니, 채연이가 집에 간다고 가방매고 신발신고 현관앞에 서서 나가자고 했단다.
물론, 채연이는 짜증이 엄청 많이 난 상태였고...
뛰어서 내려가니, 횡단보도 건너편에 채연이가 할아버지랑 같이 있다.
얼른, 채연이 안아보고 싶은데, 이놈의 신호등 오늘따라 무지 안바뀐다.
어둑한 시간에 가방매고 길에 앉아 있는 채연이...
엄마 마음이 시리다.
우리 채연이...
너무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 채연이...
엄마가 너무나 많이 미안하다.
채연이한테 엄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때인데...
엄마도 한숨 돌리고 쉬어 가련다.
채연아, 아주 조금만 더 참아주라.


마을버스 탈려고 기다리는데, 채연이는 달려오는 승용차를 보고는...
'빠방, 아니야, 가~~'이런다.
채연이가 기다리는 마을버스가 안오니, 계속 '아니에요'를 외친다.
엄마랑 채연이의 잠깐의 대화...
엄마 : 채연이 오늘 저녁에 뭐 먹었어요?
채연 : 할아버지, 할머니랑 꼬꼬 먹었어요. 이따만큼~~
엄마도 상에 흩어져 있는 닭 뼈다귀를 봤으니, 채연이 말이 맞다는 것을 안다.
아뭏든 우리 채연이 많이 컸다.
항상 먹을 것이 생기면, 엄마, 아빠꺼도 챙겨주는 우리 채연이...
상 앞에 앉아서, 엄마도 얼른 와서 앉으라도, 자기 옆 바닥을 치면서, '여기, 앉아.'한다.
'이거 먹어.'...
어느새 내 아이가 이만큼 자랐구나.
엄마는 너무나 행복하다.
우리 채연이가 엄마 곁에 이렇게 이쁘게 있으니...
내일부터 엄마도 다시 힘내어 화이팅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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