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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잠깐 시간이 나서 병원에 다시 갔다.
3번 의사 선생님과 벌써 세번째 만남이다.(이 내과엔 의사가 세명이다.)
의사 : 좀 어떠세요?
엄마 : 아직 기침도 많이 나고 머리도 아프고 하네요.
의사 : 감기가 오래가네요. 얼마나 됐죠?
엄마 : 20일 가까이 되네요.
의사 : 그렇게 오래가면 감기가 아닌데...
엄마 : (허걱! 그럼 뭐란 말인가....)
의사 : 엑스레이좀 찍어보고, 가래 검사도 해봐야겠어요.

엄마는 가슴 엑스레이 찍고 앉아 기다리는데 의사가 오더니 2번 의사가 호흡기쪽을 더 잘보시니깐 그쪽에서 진찰받을수 있도록 해준단다.
뭐야? 이건...
덜컥 겁이 났다. 큰병이면 어쩌지? 지금 아프면 정말 억울한데....

또 기다리는데 엑스레이 한장을 더 찍으란다. 계속 엄마는 겁나고....
이번에는 얼굴 안면을 찍었다.

엑스레이 나온거 들고 2번 선생님 방에 들어갔다.
선생님이 친절히도 설명해 주신다.
의사 : 충농증(맞춤법이 맞는건지...) 수술 받으신적 있어요?
엄마 : 아니요.
의사 : 코에 염증이 심해서 많이 부어있고 코옆쪽으로도 꽉 차있네요. 이것(아마 가래같은 것인가부다.)이 목으로 넘어가면서 기침이 나는 거예요.
엄마 : 아~~ 예.(근데 한번도 충농증에 걸려본적이 없던 엄마는 좀 당황스럽다.)
의사 : 기침이 심하시네요. 자꾸 기침 가라앉히는 약을 먹으면 폐렴이 될수도 있어요. 지금은 기침을 멎는 약이 아니라 코에 염증을 줄이는 약을 써야 자연이 기침이 멎는 거예요.
엄마 : 예.(대답만 줄줄이 하는 엄마.. 꼭 말잘듣는 학생같다.)
의사 : 예전같으면 고름 빼내는 수술을 해야하지만 지금은 우선 약물 치료 먼저 합니다.

처방전 가지고 약국가 약받고 코에 뿌리는 약받고... 식염수 사고...
또 오늘 병원비, 약값만 16000원을 썼다.
돈이 술술 잘도 빠져 나간다.
그래도 큰병 아니라니 얼마나 다행인지.... 엄마는 엄청 쫄았다.
돈도 별로 없는데 아프면 큰일이니깐....
정말 아프지 않고 건강히 지내는 것이 돈버는 일이란 말이 사실인가부다.

퇴근하면서 채연이 케익에 불켜주고 싶어 조각 케익 2조각 사고, 서점에 들러 스티커북 사고 더불어 퍼즐도 샀다.
집에 가 채연이에게 스티커북과 퍼즐 봉투를 내미니 꺼내면서 '이야', '우와'.... 입이 함지박만해졌다.
하나씩 꺼내면서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케이크 모양의 퍼즐을 꺼내서는 좋아라 춤도 추고 퍼즐에 뽀뽀도 해준다.
담에 조각 케익에 촛불 켜주니 박수치며 생일 축하하고....
오늘 채연이 기분 짱이다.

스티커북을 붙인다고 하길래 우리집에 가서 하자고 하니 할머니께 얼른 인사하고 신발 신는다.
오늘 아빠는 늦는다고 하고 할아버지는 집에 안계시고 밖에 비오는데 우산까지 쓰고 어찌 집에 가야하나....

채연이랑 나왔다. 채연이는 퍼즐이랑 스티커북이 들어있는 비닐 봉투를 자기가 들고 간단다.
많이 무거울텐데....

한손으로 채연이 안고 어깨엔 가방, 한손에는 우산... 엄마가 되면 천하장사가 되나부다....

다행히 마을버스가 금방와 버스에 탔다. 채연이는 여전히 비닐 봉투를 꼭 들고 있다.
버스에서 내렸다. 엄마는 짐이 많아 채연이를 안고 걸어갈 생각을 하니 좀 걱정되었다.
근데~~ 채연이는 내리자마자 비닐봉투 들고 씩씩하고 걸며, 뛰며 신나서 집으로 간다. 엄마는 그냥 같이 가면서 우산만 받쳐주면 되었다.
한참 걸어 엘리베이터에 다와가니깐 막 뛰기 시작한다.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고 싶어서... 후후~~
이쁜 딸내미...

집에 와 둘이 목욕하고, 스티커북 붙이고 한참을 놀았다. 이젠 퍼즐을 한단다.
엄마는 아빠 오면 하라고 했더니 아빠를 엄청 찾는다.
마침 아빠가 전화하여 채연이랑 아빠랑 한참을 통화했다.
엄마가 아프다고 하니깐 전화하여 30분만 더 있다가 간다고 전화한거다....
근데 30분만 있다가 온다는 사람이 12시가 다된 시각에 집에 왔다.
어쩌면 그동안의 아빠를 봐서는 당연한 예측 결과였다.
우씨~~ 오늘은 머리가 왜 이리 아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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