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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는 동안 아빠랑 정이 듬뿍 들은 채연이는 오늘 아침 5시에 일어나 엄마는 안깨우고 아빠한테 자기 얼굴 들이밀고 눈 후벼파고 깨웠단다. 아빤 눈뜨고 깜짝 놀랐단다.
채연이 얼굴이 눈앞에 있어서...
덕분에 엄만 많이 편했지만 어제 늦게까지 술먹고 새벽 2시쯤 들어와 5시에 일어났으니 아빤 피곤해 죽겠단다.
아침으로 북어국을 끓여서 상을 차렸다. 아빤 밥을 먹어보더니 껌같단다. 아침에 바빠서 쌀을 불리지 않고 밥을 했더니 그런거같다.
하여간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설려고 하니 채연이가 냉장고를 열어 빼빼로를 달란다.
내가 주면서 '빼빼로' 해봐.
하니 정말 채연이가 '빼빼로' 그런다.
이런 신기한 일이 처음으로 가르쳐줬는데 바로 따라한다.
채연아! 정말 고맙다. 그동안 엄만 너무 많이 걱정했는데 우리 채연이가 이제 잘해주니 엄만 너무 행복하단다.

퇴근하고 집에 가니 채연이가 자고 있다. 할머니는 3시쯤 잠이 들었다고 하셨다.
집으로 데리고 와서 눕히니 계속 잔다.
그래서 엄마는 청소하고 빨래도 돌리고 설겆이도 하고 아무튼 바빴다.
아빤 잠이 부족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채연이는 계속 잠을 자고 저녁밥을 먹고 자야 하는데...
엄만 재활용 분리 수거랑 쓰레기랑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잠깐 나갔다가 슈퍼에 들러 물이랑 고추장도 사가지고 집에 왔다.
엄마도 잠이 들었나부다 밤 12시쯤에 채연이가 깼다. 물을 좀 먹이고 냉장고를 열라고 하여 열어주니 초롱이를 달란다.
초롱이를 채연이 손에 쥐어주고 '쉬'한번 하고 .... 엄만 좀 졸다가... 채연이의 '욱욱' 거리를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려보니 채연이가 토할려고 한다.
옷에 좀 토하고 화장실로 안아서 데려가니 또 토한다. 근데 먹은것이 없어서 나오는 거라곤 초롱이 밖에 없는 듯하다.
어린 것이 얼마나 힘이 들까?
그때부터 열이 계속오르고 무지 힘들어했다. 그래서 해열제 먹이고 뉘어놓으니 채연이는 '아파 아파' '아야 아야'를 힘없이 말한다.
아프다고 말하는 우리 딸을 보니 엄만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근데 마음은 아파도 잠은 오나부다.
눈을 떠보니 5시. 오늘도 역시 채연이는 엄마는 안깨우고 아빠 깨워서 아빠 등에 업혀있다.
엄만 편하긴 하다만 채연이가 왜그럴까?
채연이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 가~~~~'
'아빠가 해줘요.'

이유가 뭘까? 정말 아빠가 좋아졌을까? 아니면 엄마가 혼자 여행갔다고 화가 난걸까?
아니면 우리 채연이가 이제부터 엄마한테 효녀가 되기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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