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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15 - 엄마 여행 다녀왔어요.

2004.05.17 13:41

엄마 조회 수:761 추천:0

엄만 오늘 아침 6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밤 비행기를 타고 오느라 많이 피곤했지만 우리 채연이랑 여보랑 너무 많이 보고싶었다.
친정집에 도착하니 채연이가 날 많이 반겨준다. 근데 나에게 딸려온 선물들을 더 좋아하는듯 하다.
우리 엄마는 채연이가 그동안 너무 말을 잘들었다고 하시면서 채연이는 아무나 키울 수 있다고 하신다. 나더러 채연이 동생 낳고 채연이는 놓고 가란다. ~~~
절대 그럴순 없죠. 우리 딸을 하루라도 안보면 못살거 같은데 어이 그런 섭한 말씀을...
근데, 신채연.
정말 니가 엄마 없는 동안 엄마도 찾지 않고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고 한약까지 잘먹고 그랬단 말이냐?
이 배신자.
엄마는 채연이가 보고싶어 밤마다 울부짖었건만 넌 이 엄마가 보고 싶지도 않더냐?
어린이집에서도 평소처럼 잘지냈다고 하고, 선생님이 채연이가 엄마없는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 덕분이라고 아빠를 추켜세우고, 그럼 엄마는 뭐냐고?

그래도 채연이가 엄마없는 4일동안 잘지내주어서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기로 했다.
정말, 우리딸 많이 기특하다. 엄만 좀 섭섭해도... 정말 우리딸 많이 컸네.

아빠가 오늘은 회사에서 아침에 축구 연습을 했단다.
그래서 아빠가 우릴 데리러 할머니집에 와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우리집으로 왔다.
근데, 전쟁터 같아야 할 우리집이 번쩍번쩍 광이 난다.
우째, 이런 일이 일어날까?
아빠가 엄마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집을 깨끗이 치워놓고 게다가 가스레인지까지 깨끗이 닦아놓았다. 이런 감동의 물결이~~~

어린이집 대화장을 읽어보니 그동안 아빠가 매일 선생님께 편지도 쓰고....
아빠가 그동안 제일 힘들었던 건 채연이 머리묶는 일이라고 써있었다.
평생 처음으로 해본 일이었으니 오죽 하랴?
그 대화장에 이런 말도 써있었다.
채연이가 엄마없이도 너무 잘지내고 있어서 엄마가 다녀와서 이 글을 보면 섭섭해 할지도 모르겠다고...
그래 섭섭하다. 그냥 나 다시 괌으로 갈까?
나없으니깐 집도 깨끗하고 잔소리 하는 마누라 없으니 맘도 평온할테고.
정말 나 다시 갈까?
근데 여비가 없어서 안되겠다.

졸음이 몰려오는데 엄마 치과에 갈일이 있어서 치과에 갔다.
예약없이 그냥가서 2시 30분 예약을 하고 다시 집으로 왔다.
오는 도중 차안에서 잠이 든 채연이는 낮잠을 2시간정도 자준다.
시간에 맞추어 치과에 가서 검진을 했다.
아빠 먼저 검사했다. 근데 사랑니가 난다고 한다.
엄마가 아빠한테 그 나이에 사랑니 난다고 주책이라고 놀려주고~~~
엄마 앞니 사이가 좀 벌어져서 검진을 했는데, 선생님 왈.
애기 낳고 힘이 들어서 이 사이가 벌어진 거라고. 많이 쉬라고.
이렇게 이가 벌어지는 것은 나중에 골다공증이 올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매일매일 우유 마시라고 하신다. 그리고 좀 쉬라고.
나도 쉬고 싶다고요. 밤에 자면 아침에 일어나고 싶다고요.

좀 벌어진 앞니를 메꾸기로 했다. 더불어 채연이 낳고 잇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 잇몸을 자극하는 설명을 들었다.
마취하고 치료받았다. 입은 퉁퉁부었고 마취가 풀리지 않아 남의 입술 빌려가 붙여 놓은거 같고.
마트도 가야하는데 상태가 영 안좋아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집에 와서 볶음밥이랑 짜장면이랑 시켜서 저녁을 해결했다.
채연이는 짜장면, 볶음밥을 너무 잘 먹어주고 엄마는 마취가 안풀려 씹기도 힘들고 그래도 우리 채연이 입에 밥이 들어가니 내가 배가 부른거 같다.
이후의 시간은 그냥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잠을 좀 자다가 컴도 좀 보다가 비몽사몽~~
기억이 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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